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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골 스타트업이 코시국에 원격근무하는 법🏡 (2021년 4월 9일)



<오늘의 진담>
시골 스타트업이 코시국에 원격근무하는 법🏡

: 팜앤디 크루들의 원격근무 일상을 소개합니다.



목욕재계하고, 청소기로 방 한번 밀고, 먼지도 닦아낸 후, 새로 장만한 의자에 맞춰 엉덩이는 바짝 허리는 꼿꼿하게 세운다. 목도 한 바퀴 돌리고 나면, 마감을 위한 스퍼트 시작. (2주는 왜 이리 짧나요) 오늘은 사무실 대신 ‘홈 오피스’로 출근했다.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 체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집이든 카페든 사무실이든 원하는 곳으로 출퇴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가벼운 글쓰기라도 혼자 집중할 시간이 필요한 나는 마감이 다가오면 나만의 공간에 틀어박히는 게 좋다.

그러니 마감의 신이시여, 오늘은 사무실 말고 집으로 오소서. 그분이 길을 잃지 않도록, 오늘은 우리 회사 크루들이 원격근무 하는 일상에 대해 소개해보려 한다. 

우리 회사는 사내 메신저로 '슬랙'을 이용하고, '먼데이'로 프로젝트를 관리한다. 또, 화상회의가 필요할 때는 '구글 미트'를 이용한다. (이번 뉴스레터를 만들 때도 구글 미트로 인터뷰하고, 먼데이로 일정을 관리하고, 슬랙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코로나19로 외부에서 일하는 게 쉽지 않기도 하고, 다들 타고난 집순이라 재택근무가 최고란다. 시골 스타트업이 코시국에 원격으로 일하는 법, 다른 회사들과는 얼마나 같고도 다를까?


의자에 느슨하게 허리를 기대면 보이는 풍경. 가끔 창문 너머 산을 쳐다보며 작업할 때가 가장 좋다.



팜앤디에서 가장 원격근무를 즐기는(?) 크루를 꼽으라면 단연 농담팀 디자이너 까치다. 이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번 집이 꽤 맘에 든 모양이다. 한동안 두문불출하고 ‘구글 미트’에서만 얼굴을 비추더니, 근사한 자취방을 꾸몄다. 화상으로 회의할 때마다 다른 그림 찾기를 하는 기분이랄까. “까치야 오늘은 포스터 붙였네? 오늘은 커튼을 새로 달았네??”

까치는 집에서 근무하면 출퇴근할 때 쏟는 에너지를 아낄 수 있어 좋다고 한다. 집에서 사무실까지는 왕복 1시간을 운전해야 하기 때문. 가장 편한 옷을 입고, 좋아하는 것들로 둘러싸인 곳에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흐름대로 일하기. 평소에도 웬만하면 집에서 모든 걸 해결하는 ‘집순이’에게 원격근무는 컨디션을 유지하기에 최고의 환경이다.



노트북을 덮고 나면 바로 취미 생활 시작이다. ‘팜앤디 소비왕’이라는 명성답게, 일단 장비는 제대로 갖추고 시작한다. 풍요로운 OTT 생활을 위한 크롬캐스트로 시작해, 푸쉬업 바와 스테퍼로 유산소와 근력 운동 골고루 챙기고, 만화 <20세기 소년> 완전판 11권 세트를 드디어 질렀으며, 와플 메이커와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카페 갈 일 없고, 언젠가 코로나 종식될 날을 기다리며 프랑스어 인강도 끊었단다… (PPL 아님).

까치님, 그대의 재택 라이프에 Bonne chance(행운을 빌어요)!


"퇴근하고 나서도 힘이 남아 있지. 그래서 취미가 많이 생겼어."
"그래서 집들이는 언제 하는데요."
"내 영역을 침범하지 마thㅔ요."


청춘작당팀 디자이너 핑구는 ‘풀(full) 원격’으로 일하는 유일한 팀원이다. 서울에 살고, 서울에서 일하며, 곡성 사람들과 일한다! 처음에는 ‘정말 그게 가능할까?’ 반신반의했는데 기우였다 싶다. 누구보다 활발히 슬랙 채널을 누비는 핑구를 붙잡고, 화상 인터뷰를 요청했다. 1:1로 대화하는 건 처음이었지만(!) 결국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기에 벽을 허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 핑구님은 어떻게 팜앤디, 그리고 청춘작당에서 일하게 됐나요?
🐧 커리어에 대해 고민을 하던 차에 제안이 들어와서 일을 시작했어요. 서울에서 제 가정을 꾸리고 살다 보니, 곡성으로 가는 건 선택지에 없었죠.
💻 어떻게 보면 핑구님의 상황이 굉장히 특수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하는 일은 농촌재생을 목표로, 청년들이 곡성을 찾아오게 하는 거잖아요. 반대로 서울에서 일하는 핑구님은 자신의 위치를 어떻게 정의하고 이 일을 하고 있을까가 궁금하더라고요.
🐧 청춘작당은 다른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시골 생활을 경험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잖아요. 저는 곡성에 있지 않으니, 타지역에서 곡성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입장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면에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거고요.
💻 풀 원격으로 일하는 건 어렵지 않나요. 말이 잘 안 통한다거나, 외롭다거나.
🐧 아직까진 문제없이 잘 적응해가고 있어요. 물론 신경 쓰이는 부분도 있어요. 환경을 공유하고 있지 않으니까 상대방이 답답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슬랙이나, 먼데이에 업데이트되는 글을 열심히 읽으려고 해요.
💻 핑구님은 우리 회사 공식 ‘툴 천재’인데, 원격으로 일하면서 특히 유용하게 쓴 툴이 있나요?

🐧 먼데이랑 슬랙이 편하고 재밌어요. 시각화 툴인 ‘미로(miro)’는 초반 브레인스토밍과 아이디어 작업 때 특히 유용했어요. 지금은 회사에서 마련한 툴을 최대한 잘 활용하고, 어떻게 하면 잘 쓸까 계속 고민하는 중이에요.


사내 메신저로 사용하는 ‘슬랙’에서는 채팅창에 /giphy와 함께 키워드를 검색하면 어울리는 gif ‘짤’을 랜덤으로 사용할 수 있다. 덕분에 청춘작당팀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매일 아침 정다운 인사를 주고받는다. 다른 팀원들도 가끔 지나가다가 인사를 남기면 친절한 답장이 곧 돌아온다. 




지금은 주 2회 사무실로 출근해야 하지만, 점차 제한을 없애고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회사는 하나의 미션을 이루기 위해 일을 하는 조직이지만,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진 개인과 개인이 모여 부대끼며 살아가는 터전이기도 하다. 이 터전을 구성하는 물리적인 환경이 흩어질 때, 회사는 어떤 기능을 수행하게 될까? 그 안에서 따로 또 같이 일하게 될 우리는 어떤 모습의 ‘조직’으로 변해갈까? 또 슬랙과 먼데이, 구글 드라이브만 있으면 언제든 일할 수 있는데, 그럼 나는 어디서 일할 수 있을까? 내가 하루에 7시간 30분을 보내는 공간은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 코로나19가 앞당긴 원격근무의 세계에 발을 담그며, 나는 종종 앞으로의 우리가 궁금하다.


"점심 먹고 나서는 동네 한 바퀴 돌고 와요."
"오, 진짜요? 핑구님 루틴이에요?"
"아뇨, 오늘부터."




글을 다 쓰고 보니, 어디든 원격근무하는 모습은 다 비슷한 것 같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독자들 눈에는 다른 모습이 보일까? 시골 스타트업을 비롯해 시골에서 일하는 법이 궁금한 독자가 있다면 
여기를 통해 알려주시라! 궁금한 점을 모아 모아, 다음 뉴스레터로 돌아오겠다💪


글 | 제소윤




굿-모닝, 좋은 저녁입니다🚗



굿-모닝, 좋은 저녁입니다🚗 : 농담 팀의 에디터 제제와 디자이너 까치가 모닝 타고 집으로 가는 퇴근길 30분. 못다 한 대화, 문득 떠오른 고민, 실없는 농담, 저녁 메뉴 고르기 등 다양한 일을 합니다. 짧은 대화와 함께 창밖으로 지나가는 곡성의 찰나를 전할게요.

모닝 [ʘ‿ʘ] : 면허 딴 지 7개월 된 까치와 제제가 운전하는 공유 붕붕카. 10만km 조금 넘음. 운전자도 차도 후덜덜.

제제 ( ᐕ ) : 부산, 포항, 서울을 거쳐 곡성. 1인 가구 5년차. 팟캐스트와 케이팝으로 사는 사람.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쓰며 밥 먹고 살 수 있을까? 답을 찾아 나가는 중.

까치 (•̅_•̅ ) : 대전, 포항, 다시 대전을 거쳐 곡성. 사진 찍는 사람. 햇수로 귀촌 3년차, 매년 '이번 연도까지만 곡성에 있을겨'라 말하는 사람.


# 2021년 4월 2일, 토요일에 뉴스레터 회의를 했다

(•̅_•̅ )   그래서 책상은 당근마켓 올렸어? 좋은 거로 바꿔서 재택한다며.

( ᐕ )   아니... 살말 아직도 고민 중.

(•̅_•̅ )   (왜 아직도...)

( ᐕ )   너가 내 책상 사 갈래? 접이식이라 간편함. 에눌 해 드림.

(•̅_•̅ )   ...재택하면서 책상부터 샀다, 야.

[ʘ‿ʘ]  ♪(롤리롤리롤린~ 기다리고 있잖아 베이베~ 저스트 온리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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